얼마 전 투자 업계에 들어오고 첫 투자한 회사의 대표님과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와 기업이 만나면 최근 사업 근황, 다음 투자 라운드 계획 등의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곤 하지만, 이번에는 오랜만에 그동안의 개인사를 포함한 여러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투자 당시 회사는 창업 직후였고, 현재는 임직원 20명의 규모의 회사지만 당시엔 공동창업자 2인과 사무실 이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사업 초기 부족한 리소스에 허덕이며 토요일 강남역 인근에서 공동창업자 둘과 나 셋이 모여 함께 과제 제안서를 만들기도 했었고,
그때부터 현재까지 시간을 보내면서 한 분은 자녀가 태어나고, 다른 한 분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나 역시 최근에 아이가 태어났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그 동안 비슷한 또래의 창업자 분들에게 많이 투자하고 함께해왔다. 그 덕에 투자업을 시작하고 창업자 분들과 업무 외적으로 인생의 궤적을 함께 이야기하는 일들도 많았다. 특히 결혼과 출산과 같은 굵직한 이벤트들.
창업이란 분명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굵직한 이벤트이고, 그만큼 투자자는 창업자와 얼마든 긴밀해질 수 있는, 또 그래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 있어 인생의 큰 전환점을 함께 축하할 수 있어 행운인 것 같다.
투자업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혹시 어딘가 다른 상황에서 동료로, 친구로, 선후배로 만났을지 모르는 이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 계속 앞으로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 투자자로서 나라는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더 정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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